Wedding Hall
2002-2005
신은경















article, 최봉림
전시 ‘다큐멘트-사진 아카이브의 지형도’ (서울시립미술관, 2004년 5월 26일 – 6월 27일) 도록
‘자료사진에서 사진 예술로’ 中
신은경은 ‘웨딩홀’의 실내장식을 통해 이상적 결혼에 대한 한국인의 관념을 규명하고자 한다. 프레스코처럼 그려진 천사와 새, 그리고 신부의 손등에 입 맞추는 왕자의 모습은 한국인의 이상적인 결혼의 이미지가 월트 디즈니 만화영화 속에 있음을 암시한다. 이상적 결혼에 대한 관념이 서구의 허구적 이미지에 근거한다면, ‘웨딩홀’의 실내장식 역시 영화에서 본 유럽 귀족의 궁궐을 모방해야 할 것이다.
백설공주가 춤추던 화려한 문양의 카페트, 그녀가 왕자와 함께 내려온 계단, 그리고 꽃으로 뒤덮인 축복의 제단, 귀족 응접실의 의자는 이상적 결혼을 실현할 싸구려 궁궐의 실내장식들이다. 신은경은 결혼에 대한 한국인의 이상적 관념과 그 관념이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서구에 대한 환상을 ‘웨딩홀’ 아카이브를 통해 보여준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보류한 채, 한국인의 무의식적 욕망에 침투한 서구의 허상, 결혼의 환상을 기록한다. 그 허상을 담은 사진은 동화처럼 아름답다. 환상의 기록이기 때문에 디즈니랜드처럼 매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