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artist statement
본 작업의 주된 모티브는 현재 나는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자 나에 대한 의문이고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것, 욕망하는 것, 좋아하는 것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모색, 나아가 내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등등 여러 궁금증에 대한 사진적 해명에 해당한다. 나는 그 같은 질문, 의문을 사진 찍는 행위를 통해, 작업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 다 자랐지만 아직 익지 않은 과일처럼 완성되지 못한 상태. 허물벗기를 마치지 못한 상태. 나는 성인이지만 아직 온전한 의미에서의 성인이라고 정의될 수는 없으며 완전한 자립을 이루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이다. 사회 속에서 주위 환경과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개체로서, 한 개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이 본 작업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작업은 결국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이루는 것, 현재의 나의 상태, 현실적 삶 속에서 살아가는 나의 정황 등을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어 이를 대상화해 보는 일이다.

사회와 나의 관계에서 느끼는 모종의 감정과 상황을 재연하는 본 작업은 배경이 되는 세트와, 그 안에 상징적인 오브제를 설치하여 장면을 은유적으로 연출해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의 배경인 360x600x240cm (구 작업실은 360X410X240cm)크기로 제작한 세트를 페인팅과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한 소품을 이용해서 이야기가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내가 일상에서 경험한 심리적 체험을 소재로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그 안에 놓인 사물과 그것에 내포된 의미로 가치판단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나의 내면을 시각화 시켰다. 그 속에 나의 자아를 반영한 타인이나 주체인 나 스스로 사진 속 인물을 경험하면서 내면세계에 비춰진 나의 모습을 4X5 대형카메라와 90mm렌즈로 촬영하여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하였다. 근본적으로 나의 작업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나의 고민과 성장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나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서술화하고 연극화한 것이다.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루기에 현실은 냉정하다. 그 무엇도 보장 받을 수는 없으며 원하는 걸 쟁취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회 구조 속에 무기력한 나는 끊임없는 성장통을 겪으며 뒤늦은 사춘기를 맞은 것 같은 심정이다. 사회 속 개인은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사람들은 압박 적이고 치열한 사회 속에서 생존하기를 반복해왔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사회의 모습에 갈등하며 나와 사람들을 측은하게 또는 불만스럽게 바라보지만 나 또한 그들의 일부일 뿐이다. 사회는 나에게 많은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아직 나는 그것에 버거워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인생의 과정이라면 결국은 누구나 그렇듯이 나의 자리를 찾아 열심히 살아보는 것이다. 본 작업에서 현재진행형의 무대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반영하여 끊임없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성장하는 나의 존재를 스스로 일깨워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