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eonhi.com/korean/이도현-manual-2023/
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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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Man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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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_url=>"https://youtu.be/2ZSWhxhou8M", :images=>["http://geonhi.com/korean/wp-content/uploads/2023/08/1.jpg", "http://geonhi.com/korean/wp-content/uploads/2023/08/2.jpg", "http://geonhi.com/korean/wp-content/uploads/2023/08/3.jpg", "http://geonhi.com/korean/wp-content/uploads/2023/08/4.jpg"], :captions=>["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 1", "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 2", "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 3", "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 4"], :gallery=>{:title=>"Manual, 2023", :description=>"artist statement<br>\n들어가며:<br>\n나는 ‘Manual’을 통해 곧 소멸할지도 모를 것들을 붙잡고 싶었다. 가령 매일 우리가 함께 나눈 대화의 순간 속에서 말과 말 사이의 행간을. 그 행간에 담긴 포착되기 힘든 정서와 같은 것들을.<br>\n<br>\n0: ‘인류가 곧 멸망한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br>\n한동안 나는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기사에서 연일 전쟁과 재해 속보가 들려오고, 그 어떤 이유로든 앞다투어 인간이 보냈던 한 시절이 마지막을 향해 가는 듯했다. 인류가 곧 멸망한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그 노래는 지금은 알지 못할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한켠에는 마지막 그 이후를 상상하곤 했다.<br>\n<br>\n1: in gola<br>\n그래서였을까 한여름 빛이 선명한 날에 나는 노래를 부르는 학원에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성대로 소리를 내는 법부터 배웠다. 발성이라고 했다. 종종 내게 인골라(in gola)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소리가 목 안에 갇혀 머무르고 있다고. 그때 처음 자연스레 입을 열어 단어를 내뱉는 일이 당연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행위는 언제든지 사멸할 수 있으며, 온 힘을 다해 반복하고 전해져야 마땅히 이뤄질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br>\n<br>\n2: 새의 언어<br>\n터키의 흑해 동부지역에는 ‘쿠시코이(Kuşköy)’라는 새의 마을이 있다고 한다. 가파른 산과 험난한 지형 때문에 그 지역에 살던 이들은 휘파람으로 대화한다. 그들은 입 속에서 혀를 일정한 형태로 만든 뒤 성대를 이용해서 매우 광범위한 음소를 발음하여 소리를 내는데 이를 위해 손가락과 혀, 이빨, 입술, 양 볼을 이용한다. 이때 다양한 날카로운 소리가 나고, 다양한 음절을 기반으로 성대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소리와 음색을 결합하여 언어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 언어를 사용하는데 작용하는 결정적 요인은 휘파람 언어 기술로 이미 정착된 구(phrase)들을 모방하고 인지하는 것이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환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 수 있는 한 사례이지만, 이 언어는 곧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개인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더 이상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휘파람으로 말을 건넬 이유가 없어진 것이 이유이다.<br>\n<br>\n3: 말하기의 몸짓<br>\n언어는 어떻게 기억되고 무엇으로 인해 공유되어 온 것일까. 나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거나 글로 쓰인 삶의 한 부분을 외우고 연습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그들로부터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담은 발화의 모습들을 관찰하고자 했다. 이어 연기 연습 영상을 찾아보며 그 속에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들에게 행간은 연기의 연속이지만 나에게는 삶의 모방으로 다가왔다. 나아가 말하기, 그 이전에 말하기의 동기란 “인간 조건의 경계선들을 밀어내고 인간의 자유의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제들을 말하게 하고, 말할 수 없는 말들을 말하는 것 ”이라는 구절처럼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br>\n<br>\n4: 촬영하며 발견한 것들<br>\n그들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전신을 담은 장면을 촬영했다. 동시에 액정 속 인물과 현실의 인물을 번갈아 바라보며 눈, 코, 입, 주름 짓는 미간과 손짓, 발짓을 쫓기 시작했다. 더 가까이 다가가며 그들의 미세한 행동과 변화를 담아냈다. 이 장면들을 반복해서 재생하며 느낀 것은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은 언어를 비워내고도 이 몸짓이 무엇을 향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 몸짓은 때로는 가로막히고 비워지며 왜곡되기도 한다는 걸 끊임없이 상기할 수밖에 없었다.<br>\n<br>\n나가며:<br>\n때문에 먼 훗날 서로를 마주한 대화가 아주 희미해지고야 마는 날이 오면, 이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기록이자 매뉴얼이 되어 오늘을 잊지 않아 주기를 바란다.<br>\n<br>\nvideo<br>\n<a href=\"https://youtu.be/2ZSWhxhou8M\" target=\"_blank\">[Manual, 2023,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4분 25초]</a>\n"}, :artist=>{:title=>"이도현", :description=>"[학력]<br>\n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br>\n<br>\n[그룹전]<br>\n2023 《2022미래작가상》, 캐논갤러리, 서울<br>\n2022 《제9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아마도예술공간, 서울<br>\n2022 《전시후도록 2022》, WESS, 서울<br>\n2021 《인디포럼 2021》, 메가박스, 서울<br>\n<br>\n[수상]<br>\n2022 2022 미래작가상, 박건희문화재단+캐논코리아<br>\n<br>\n[출판]<br>\n2023 2022 미래작가상, 박건희문화재단+캐논코리아<br>\n2022 Constellation Book\n"}}
Manual
2023
이도현
[학력]
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졸업
[그룹전]
2023 《2022미래작가상》, 캐논갤러리, 서울
2022 《제9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22 《전시후도록 2022》, WESS, 서울
2021 《인디포럼 2021》, 메가박스, 서울
[수상]
2022 2022 미래작가상, 박건희문화재단+캐논코리아
[출판]
2023 2022 미래작가상, 박건희문화재단+캐논코리아
2022 Constellation Book